매화를 찾아 나서는 그림, 즉 탐매도(探梅圖)의 최고 걸작은 신잠의 탐매도를 손 꼽는다.
잎보다 먼저 피는 다섯 꽃잎의 모양새와 그 연분홍 빛깔은 매화와 벚꽃이 닮아있다. 그러나 매화는 조심스럽게 숨어서 피고
지지만, 벚꽃은 성급한 사춘기처럼 마구 피어올랐다가 제풀에 못 이겨 절정에서 후두둑 떨어진다.
화려하고 조급함에 눈을 더
빼앗기는 요즘 세태의 취미와 꼭 맞아떨어지는 벚꽃인지라 매화따위가 상대 할 존재가 못 된다. 그래도 나는 매화가
좋다. 멀리 혹은 가까이 있는 것이 매화이지만 막상 볼려면 잘 보이지 않는 것이 매화다. 그래서 매화는 찾아
나서야 한다. 초등학교 후미진 담벼락 옆에 이제 막 중학교를 졸업한
소녀의 볼우물 같은 연분홍 매화를 찾았다.
한 순간 터억 막혀오는 숨에 침조차 삼키지
못했다.
탐매 ⊙ 봄 노래를 부르는 음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