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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책)히잡은 패션이다
글쓴이: 날짜: 2018.12.07 16:26:21 조회:280 추천:0 글쓴이IP:183.103.8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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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은 패션이다-인도네시아 무슬림 여성의 미에 대한 생각과 실천, 김형준, 서해문집, 2018.(독후감)

 

서론

 

우리나라는 무속(산신, 해신), 풍류교(고구려의 조의선인, 백제의 무사도, 신라의 화랑, 고려의 국자랑)를 시작으로 고려시대의 불교, 조선시대의 유교, 일제강점기의 신도(신사참배), 이후 미 군정이후 이승만 대통령부터 기독교가 득세하는 상황으로 대체로 이어졌다고 본다.

 

풍류교 이후부터는 대체로 왜래 종교가 득세를 하게 되는데 그것은 민심을 기반으로 기존 질서를 뒤 엎는 지배자들의 이데올러기에 의해 필요한 측면이 있었고, 일제강점기 이후부터는 강대국들의 힘의 방향과 우리나라의 사대가 결합된 것으로 본다.

 

그런 이유로 볼 때 우리나라는 이슬람의 지배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책도 부족하다. 예전에 이슬람에 대해 알고 싶어서 서점에 가보았더니 대부분 기독교 관련 서적이었고 이슬람에 대해 쓴 책은 2권 정도였다. 하나는 기독교 목사가 쓴 이슬람관련 책으로 이슬람에 대해 기록했다고 보기 보다는 이슬람을 기독교의 시각으로 비판하여 적은 책으로 상당히 이슬람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책이었다. 그나마 이슬람에 대해 어렴풋 알게 된 것은 이원복 교수의 만화로 그려진 신의 나라 인간나라종교 편 정도였다.

 

최근에 와서 이슬람에 대한 책이 좀 더 다양해진 것은 맞지만 아직은 부족함을 느낀다. 이제 편견의 눈을 벗고 객관적인 내용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책들이 그나마 나오는 것을 보면서 다소 반가움을 느낀다.

그런 측면에서 제시한 여러 책들 중에서 특히 히잡은 패션이다책을 선택한 것은 그동안 이슬람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은 개인적으로 쌓였다고 보고 경건, 엄숙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이슬람의 무슬림들을 접하고 싶다는 욕구가 첫 번째이다. 두 번째는 아무래도 책 두께와 책의 가격이었다. 보통 책값이 비싼 책들은 책이 두껍고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 아니라 사계절 내내 독서의 계절이라고 믿는 나이지만 짧은 시간 3가지 과목의 과제물을 제출하는 것은 직장인으로서 시간과의 싸움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 번째 선택기준은 키워드였다. “문화인류학자, 현장, 무슬림, 여성”, 이 정도의 키워드라면 그 동안 읽었던 이슬람 관련 책보다는 좀 더 시각의 폭을 넓혀 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본론

 

내 시각이 아닌 내부자의 관점을 통해 타 문화에 접근해야 한다는 자세는 문화인류학 연구의 기본자세이다. 타인의 관점을 습득하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그런 노력을 통해 타 문화에 대한 편견이나 왜곡된 인식에서 벗어날 가능성은 높아진다.

 

나는 종종 수다 떨 때도 인용하는 아문센과 스콧의 남극탐험 이야기를 해준다. 아문센이 성공하고 스콧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다양하지만 딱 한마디로 말하면 아문센은 극지방에 사는 현지인 방식을 선택했고 스콧은 영국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예는 티벳의 장례풍습인 천장을 보면 사망한 부모의 시신을 도끼로 잘라 독수리의 먹이로 준다고 했을 때 우리시각으로는 배은망덕한 짓이 되지만 티벳 시각으로 보면 땅이 얼어서 매장할 수 없고 만약 매장한다고 해도 시신이 냉동되어 썩지 않는다. 또한 화장을 하려고 해도 나무가 거의 없는 수목한계선 위라는 측면도 있다. 가까이에 강이 없어서 강으로 물고기 밥이 되게 할 수도 없다면 천장은 좋은 장례 방법이 된다. 독수리가 부모의 시신을 먹고 하늘로 날아가면 혼이 하늘로 오른다고 믿을 수 있고 나중에 남은 뼈는 작은 피리(깡링)로 만들어 항상 자식들을 지켜주는 수호물이 된다고 믿는 것이다.

 

내부자의 관점으로 볼 때 이슬람과 무슬림을 제대로 이해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종교적 세계관이 삶의 원칙인 사람들로 보는 시각과 히잡이 단지 종교적 의무라고 바라보는 시각은 접근부터 달라질 수밖에 없다.

 

히잡은 종교적 이유만으로 이유를 찾으면 한계에 봉착하고 편견을 낳게 된다. 정치경제적, 사회문화적, 역사적 상황을 함께 염두에 두어야 한다.

 

서양 남자들에게 히잡은 은폐가 역설적으로 가져오는 신비스러움의 원천, 욕망의 대상이라는 편견을 가져와 힘에 의한 히잡 벗기기를 시도하였고 이것은 계몽된 서구인의 시각으로 보면 격리된 여성을 억압에서 해방해 진보의 길로 인도해야 한다는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다. 이것은 서구인의 상당한 편견이다.

 

원래 하렘은 여성이 히잡을 벗고 쉴 수 있는 사적인 공간인데 서구인에 의해 하렘은 술탄이 후궁들과 난잡한 성적 향연을 펼치는 격리된 공간으로 전도되었다.

 

무엇보다 히잡의 정치화가 더 문제다. 터키의 히잡 정책은 모든 종류의 히잡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이란은 몸 전체를 가리는 차도르가 강조되고, 탈레반 치하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부르카를 착용하지 않는 여성들에게 강력한 제재를 가한다. 프랑스 학교에서는 머리틀을 가리는 단순한 히잡 착용도 금지한 반면, 공적영역에서는 부르카와 니캅을 금지한다.

 

그러나 무슬림이 히잡을 착용하는 것은 과거회귀가 아니며 복고도 아니다. 무슬림들의 생각은 현대적 문제에 대한 현대적 대응이다. 서구적 가치와 물질주의, 소비주의, 상업화에 대한 강한 거부감의 표현이다. 무슬림은 기독교나 불교와 같은 타 종교, 사회주의나 자본주의 같은 세속적 성격의 이념, 무신론과 같은 대안적 믿음 체계와 자신들의 종교를 비교 검토한 후 이슬람을 선택했다고 주장한다. 이슬람의 움직임은 현대적, 전 지구적 변화에 대한 무슬림의 대응이며 이슬람식 모더더티의 표현이다.

 

히잡은 우리 눈에는 그것이 그것 같지만 개인의 개성과 표현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단이다. 가격도 수십만원에서 수천만원의 차이가 나며 스타일과 패션으로 자기표현을 하는 것이다. 나는 군인인 적도 있었고 지금처럼 민간인인 적도 있다. 일반인의 눈에는 군복은 다 같은 군복이지만 막상 군인이 되면 칼같이 날렵하게 잘 다린 군복과 이등병의 뭔가 어설픈 군복의 차이를 바로 느낀다. 그러나 애정을 가지고 보지 않고 외부인의 시각으로 보면 모든 군복은 같게 보인다. 편견은 이렇게 디테일하게 접근하지 않으면 언제든 가져 올 수 있다. 우리의 눈은 언제나 착시를 유도한다.

여성이 자신의 미를 뽐내고 다녔던 시기는 무지의 시대로 정의된다. 부끄러운 부분은 보호하고 유혹하는 것은 어떤 것도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디스에서는 제모와 치아교정, 문신 가발과 향수를 금지하는 규정이 있다. 그러나 전통적, 남성 중심적 해석이 비판적인 무슬림은 여성의 멋 내기, 미적 표현의 금지가 코란에 적시돼 있지 않으며, 그와 관련된 하디스의 기록 역시 가변적임을 지적한다. 자유주의, 여성주의 무슬림의 경우에도 여성의 멋 내기는 그 목적이 남성을 유혹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멋 내기는 다의적이며, 자기표현의 하나로서의 꾸미기는 종교적으로 용인되는 행동으로 바라본다. 어느 것이든 여성 자신의 책임 하에 선택한 결과로 이해해야 한다.

 

이런 상반된 주장을 보면 일면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1970년 이후 현재까지 대다수 이슬람 사회에서는 경전 중심적, 남성 중심적 해석의 대중적 영향력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이와 동시에 인터넷을 통한 정보 유통의 다양화, 일반인의 경전 접근 기회 확대 등으로 대안적 해석을 확산시킬 기반 역시 공고히 했다. 이런 영향으로 거시적인 변화 측면에서는 히잡 착용을 강제하는 전통이 강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여성의 미적 표현이 새로운 해석과 실천의 대상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인도네이사 인구는 26천만명이며 인구 중 87%는 무슬림으로 17억명 무슬림의 13%를 차지한다. 이슬람교 전파의 주역은 국제무역을 한 이슬람 상인이며 개종과정에서 물리력이 행사되었다는 기록은 없고 주로 정치지도자의 개종 후 일반대중이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형식이었다고 한다. 죽음이냐 코란이냐는 것도 편견이다.

 

히잡은 미친시대를 거쳐 질서시대로 이어지면서 사무직 여성들의 히잡 착용으로 확대되고 보편화되었다. 히잡은 다양한 문양과 색깔로 인해 히잡은 패션이 되었다. 이후 히자버 커뮤니티가 패션을 통한 선교였다면 질붑 커뮤니티 이후 질붑 논란으로 시작되어 올바른 히잡 착용 담론으로 이어졌다. 무슬림 여성의 미적 표현은 히잡과 헐렁한 복장이라는 제약을 받게 되었지만, 이 조건만 충족되면 멋 내기의 자유는 인정되었다. 차다르 같은 좀 더 몸을 덮는 것은 남성들이 집적거리지 않고 남편에게만 집중하는 현모양처의 분위기가 읽혀진다. 뚱뚱한 사람이나 배가 나온 사람, 목이 짧은 사람의 신체적 단점도 가려주는 효과도 있다.

 

결론

 

히잡을 보면 겁이 난다는 표현은 이슬람이 곧 테러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출발한다. 히잡은 이슬람이라는 종교적인 상황에서 출발했다고 마지막 양보까지 하고 보더라도 현재 대한민국에서도 길에 나가보면 현대판 히잡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 대한민국 국민들 중에서 등산이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보라. 거의 얼굴과 목만 보면 부르카이상이다. 나의 경우도 자전거를 탈 때 헬멧은 기본이고 그 속에 일반 모자를 햇볕가리기 용도로 쓴다. 모자 속에는 마스크나 버프로 입과 목을 가린다. 눈은 당연히 짙은 선글라스로 가려서 이것은 복면강도 저리가라고 할 정도의 복장이다.

 

물론 종교적인 이유는 아니지만 자외선 차단으로 피부를 보호하는 측면과 사고가 났을 때 헬맷은 머리를 보호하고 선글라스는 눈을 보호하는 용도로 세속적, 건강적, 현실적인 복장이다. 종교적인 측면은 아니지만 건강적인 측면에서 이 보다 훌륭한 선택이 있을까? 내가 필요에 의해서 현대판 히잡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도네시아의 종교적, 정치경제적, 사회문화적, 역사적 상황에 따라 발전되어 온 히잡 사용을 보고 서구인들이나 편협된 시각을 가진 우리들이 히잡은 테러라고 규정하는 순간 얼마나 단세포적인가라고 판단 할 수 있다.

 

만약 실제 강도가 자전거 라이더처럼 복장을 하고 은행금고털이를 했다고 하여 모든 자전거 라이더를 보고 은행금고털이범으로 볼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자전거 하의의 경우 일반인이 보면 민망한 복장도 있다. “이라는 복장은 엉덩이 패드가 부착된 쫄쫄이 복장으로 몸매가 그대로 드러난다. 중요부위는 남성 발레리노처럼 과장되게 볼록해지지만 정작 자전거 라이더의 입장에서는 신체를 자유자재로 활동하고 안장통증을 없애주는 최고의 복장이기 때문에 자전거를 오래 탈수록 결국 그런 복장으로 나서게 된다. 타자의 시각이 아닌 그 속에서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본론 첫머리에서 먼저 기술한 내용이 결국 나의 결론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내 시각이 아닌 내부자의 관점을 통해 타 문화에 접근해야 한다는 자세는 문화인류학 연구의 기본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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