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산행

블루드레스 독서후기

법과 삶의 기묘한 연금술-블루 드레스
알비 삭스 지음,김신 옮김,출판사 일월서각 발행

블루드레스 저자 "알비 삭스"에 대한 책의 서평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된다.

"법과 살의 기묘한 연금술『블루 드레스』. 남아프리카공화국 리투아니아계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17세 때 인권운동에 뛰어든 뒤 백인정부로부터 테러를 당해 한쪽 팔과 한쪽 눈을 잃은 반인종차별주의 투사이자, 1994년 남아공 민주정부 수립 후 넬슨 만델라 대통령에 의해 헌법재판소 초대재판관이 된 알비 삭스가 자신이 참여한 판결을 씨줄로, 엄혹했던 삶의 여정을 날줄로 엮어 풀어낸 감동의 에세이집이다."

이책은 남아공 사법부가 보여준 1."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보고서라고도 할 수 있고,2.과거청산의 방법이었으며 3.미래로 가기 위한 사회 재통합과 참여를 이끌어 내는 답안처럼 보인다.

우선 알비 삭스는 한법재판소 초대 재판관이다.즉,재판에 관한 책이므로 에세이 이전에 헌법과 사법부에 대한 나름의 이해가 필요하다.예전에 현재 변호사를 하는 고등학교 친구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 대법원에 가면 "자유,평등,정의"가 적혀 있다고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프랑스 혁명의 정신 이념인 "자유,평등,박애" 중에 "박애"와 "정의"만 다르다.
즉 사법부는 정의를 정의하는 기관이다.그런데 정의는 결국 분배 혹은 배분과 관련있으며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는 것이다.정의는 시대적 상황과 인간의 삶과 밀접하여 그 삶의 형태에 제대로 맞추어 줘야하는 유동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블루 드레스 책 이름 앞에 붙여져 있는 "연금술"이라는 것만 보다라도 정의는 연금술에 따라 정의가 달라지고 결과도 달라진다는 의미일것이다.즉 정의의 정의가 어려운 것이다.

남아공의 정의는 "우분투"정신이 담겨 있었다.이것은 공생을 강조하는 정신으로 "네가 있으므로 내가 있다"는 정신이다.남아공의 우분투 정신은 많은 "정의" 중에 "회복적 정의"를 낳았다.이는 방법적으로 "만남,보상,재통합,참여"로 나타난다.

사실 정의를 세우기 위해서는 진실을 먼저 파악하여야 하는데 그 진실이라는 것도 단 하나가 아니었다.관점에 따라 진실도 다양하였다."사실적 진실,상대적 진실,경험적 진실,논리적 진실"이 거론되었고 많은 재판관들이 알비 삭스를 칭찬하여도 정작 알비 삭스는 자기가 한일이 잘 한것인지 모르겠다는 겸손(?)을 보였다.그도 그럴것이 다양한 진실에 의한 다양한 정의는 결국 그 재판도 다양한 방법 중에 하나를 선택하여 판정할것인데 그 판정이 가장 유효적절했는지는 알수 없기 때문이다.

남아공의 우분투 정신으로 정의를 실현한 측면은 그 정의가 박애의 정신과도 통한다고 볼 수도 있다.그러나 그 방법은 프랑스식과 달랐다.과거청산은 프랑스식으로 단두대로 보내는 방법이 있고 남아공의 선택처럼 가해자가 진실화해위원회에 나가서 사실 증언만 하면 면책을 해주는 방법도 있다.프랑스 방법과 남아공 방법은 서로 다르다의 차이가 있다.어떤것이 틀렸다 할 수는 없다.

흡사 산짐승들이 내려와 농작물을 해치면 총으로 쏘아 제거하는 방법이 있고,환경적으로 적절하게 대처하여 공생하는 방법을 찾는 방법이 있는것처럼...

여하튼 남아공이 이렇게 회복적 정의 실현이 가능했던 것은 정권을 잡고 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가해자 스스로 뉘우치고 방법을 찾으면 좋겠지만 가해자는 그동안 저지른 죄가 있어서 그 두려움에 쉽게 회복적 정의를 실현 시킬수 없으며 만약 화해하자고 한다고 해도 모양새가 이상해진다.어찌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화해를 하자고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는 반민특위 방법도 실패했고 화해진실위원회를 통한 방법도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왜냐하면 사회 재통합과 참여로 이어지는 것 까지는 실패했기 때문이다.가해자 자신이 잘 못했다는 뉘우침이 있어야 가능한데 아직은 그런 모습을 보지 못했다.이런 측면에서 남아공은 선진국이 되었으며 한국은 여전히 중진국이다.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좀 더 투명해져야 하는데 오히려 거꾸로 부패지수가 올라가는 것을 보면 퇴행하고 있는 것이다.사실 여러가지 증거를 댈 수 있지만 민감한 부분은 생략한다.

73페이지에 이런말이 있다.

"
브랜다이스 대법관은 다음과 같은 판결을 통해 준법정신을 강조하였다."법의 정부에서 ,정부가 법을 세심하게 준수하지 못한다면 정부의 존재는 위태로워 질 것이다.......정부는 항상 어디서나 쳐다 볼 수 있는 교사이다.그만큼 그 영향력이 강력하다.정부는 그것이 선한 것이든 악한 것이든 모범을 보임으로써 전 국민을 가르친다.......만약 정부가 법을 어기게 된다면 법에 대한 전 국민의 멸시를 가져올 것이다.전 국민을 무법자로 만들고 결국 무정부주의를 가져 오게 될 것이다."

"

이 글을 읽으면서 지금 우리나라를 대입해보며 섬짓했다.점점 우리나라 정부가 국민들을 무정부주의자로 만들어가고 있는 징후들이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정부가 투명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가 되어 갈 것인지는 자명하다.여러가지 부정적인 것들이 눈에 많이 들어오지만 무엇보다 부패지수가 높아지는 것은 현재 대한민국의 방향성이 어두운 방향이라는 겁이다.선진국 도약을 위한 가장 큰 장애물이다.나 또한 장삼이사의 필부이지만 역사의 진퇴에는 보통 사람에게도 책임이 있다(歷史進退, 匹夫有責)고 했으니 현실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사회 재통합과 참여를 위한 시기마저 놓친고 오히려 역사의 교훈에서 깨닫지 못하고 더욱 더 편가르기와 거짓이 난무하며 양극화를 달리는 현실을 보면 남아공이 부럽다.그런점에서 남아공을 재평가 할 수 있는 책이었다.

정부는 교사다.모범을 보여야한다.3,15 부정선거 이후 처음으로 관권 부정 시비가 있는 상태까지 역행하였다.다음에는 이런 말이 나오지 않도록 더 투명해져야한다고 믿는다.그것이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가는 첩경이라고 믿기 때문이다.